여당 없이 가결된 사상 첫 감사원장 탄핵…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도

본회의서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지검장 등 검사 3명 탄핵안 가결
국민의힘, 탄핵 규탄하며 표결 불참 “유례없는 막가파식 횡포”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이창수 서울 중앙지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최 원장과 이 지검장 등은 국회에서 탄핵소추 의결서 송달 절차를 밟는 대로 직무가 정지된다. 특히 국회에서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되며 직무가 정지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감사원법에 따라 재직 기간이 가장 긴 감사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최재해 감사원장(왼쪽)과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뉴스1

이날 본회의는 여당 의원들이 최 원장과 이 지검장 등의 탄핵에 반발해 불참하고서 규탄대회를 연 가운데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여해 진행됐다. 민주당은 앞서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최 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아울러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탄핵안에 대한 표결도 함께 이뤄져 가결됐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이 지검장 등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민주당이 설명한 탄핵 사유다.

 

민주당은 애초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집중하겠다며 최 원장과 이 지검장에 대한 탄핵은 보류하기로 했으나, 전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로 당론을 정하면서 최 원장 등에 대한 탄핵을 다시 표결하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이 총 투표수 192 중 가 188표, 부 4표로 가결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야당의 이번 표결 강행에 대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서 강력히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에 방해가 되면 국가기관, 헌법기관, 수사기관 할 것 없이 탄핵으로 겁박하고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저열한 정치적 모략이자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막가파식 횡포”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 표결 때 본회의에 단체로 불참해 투표를 원천 봉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끝난 의원총회 후 본회의장에서 반대 또는 무효투표를 하거나 투표를 포기하는 등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을 관철할 방식에 대해 “표결 날짜가 정해지면 그 직전에 의총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