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original sin)는 본디 종교 용어다. 기독교 교리에서 인류의 시조에 해당하는 아담이 하느님의 뜻을 어긴 죄를 뜻한다. 원래 극락에서 행복만을 누릴 운명이었던 인간이 그곳에서 쫓겨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 것은 바로 원죄 때문이라고 기독교는 설명한다. 이처럼 종교적 색채가 강한 원죄가 요즘은 다른 의미로 쓰이는 듯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가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원죄가 있는 문 전 대통령”이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지의 신대륙 미국에 영국인이 정착해 식민지 건설에 착수한 것은 17세기 초의 일이다. 그 뒤 미국에선 흑인 노예제가 널리 운용됐다. 당시는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노예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서해안에 상륙한 서양인들이 무력으로 흑인들을 붙잡은 뒤 유럽이나 미국에 팔아 돈을 버는 ‘노예무역’이 성행한 시절이었다. 1776년 미국 독립 이후에도 남부는 면화 재배를 위해 대규모의 흑인 노동력이 필요했던 터라 노예제를 적극 옹호했다. 반면 제조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던 북부는 흑인 노예를 해방해 공장 근로자로 충원하고 싶어했다. 이런 견해차가 결국 무력 충돌로까지 이어진 것이 바로 남북전쟁(1861∼186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