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이 사태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관광, 뷰티, 패션 등 외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K산업' 분야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상계엄 직후 영국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도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관광객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 다이소 같은 기업들은 외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CJ올리브영 명동점의 경우 매출의 95%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다. 올해 10월까지 성수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0% 증가하며 K뷰티의 성장을 주도해왔으나, 현재 상황에 대해 업계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이미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와 1인당 구매 단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추가적인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은 추가적인 부담을 가중시켰다. 비상계엄 선포 전 1402.9원이던 환율은 1442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1414.7원으로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면세품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해외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농심 등 식품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호텔업계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 사례는 없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상황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K산업의 브랜드 신뢰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며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K산업에 드리운 불확실성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대외 이미지를 회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브랜드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국가적 불안정 상황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대외 신뢰도와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K산업과 한국 경제의 회복은 정치적 안정과 전략적 대응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