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심근경색 환자에서 시행하는 관상동맥 중재시술 시 인공지능이 분석한 최적의 스텐트 크기를 기반으로 시술하면 3D 기반의 고해상도 영상기구인 혈관 내 광학단층촬영(OCT)을 사용한 시술만큼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 교수팀은 2022년 10월부터 2024년 2월까지 국내 13개 의료기관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심혈관 조영술을 이용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196명과 기존 고해상도 영상기구를 이용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 199명의 치료 결과를 6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표준치료법이다.
시술 전 적합한 스텐트 크기를 결정하기 위해 조영제를 주입한 뒤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내부 병변을 투시하는 심혈관 조영술로 주로 판단하는데, 환자마다 병변이 다르고 복잡하고 2D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시술 결과가 의료진의 경험과 역량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났다. 이때 3D 기반의 고해상도 영상기구인 혈관 내 광학단층촬영(OCT)을 사용하면 병변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시술 성공률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과 길어지는 시술 시간 때문에 실제 사용 비율은 10~40%에 불과하다.
안 교수팀이 인공지능이 분석한 최적의 스텐트 크기를 기반으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한 결과, OCT를 사용한 관상동맥 중재시술만큼 좁아졌던 혈관이 충분하게 확장돼 안전하게 치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좁아졌던 관상동맥이 넓어진 정도인 최소 스텐트 면적 측정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심혈관 조영술 집단에서는 6.3±2.2㎟, OCT 집단에서는 6.2±2.2㎟였다. 두 그룹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 없이 모두 안전하게 치료된 것을 확인했다. 최소 스텐트 면적이 5.0㎟ 미만일 때 재협착이나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또 스텐트 미확장, 박리, 인접 부위 질환 등 시술 안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양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두 집단 모두 시술 6개월 뒤 심장을 원인으로 한 사망, 심근경색, 혈전증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0%로 나타났다.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시간이나 노동력 없이 심혈관 조영술 이미지를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오차 없이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능하다”며 “이번에는 비교적 간단한 병변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좌주간부 병변, 이식혈관 병변 등 복잡한 병변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심혈관중재시술(JACC Cardiovascular Intervention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