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화상 인터뷰를 하던 중 자녀들이 난입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모았던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재소환됐다.
켈리 교수는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화상 연결을 통해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CNN 앵커들은 “(윤 대통령이) 2년 전쯤 미국에 국빈 방문했을 때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지 않았었냐”고 언급하자 켈리 교수는 “그땐 (윤 대통령이) 괜찮아 보였다. 정상처럼 보였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백악관 만찬 자리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고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영어로 불렀다.
당시 이 장면은 미국 내에서도 주목을 받아 1971년 발표된 ‘아메리칸 파이’가 미국 빌보드 록 온 디맨드 음악 차트에서 6주 연속 5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켈리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 결정이 황당하다는 듯이 웃으며 “그러니까 누구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죠”라며 “정신이 나갔든지 그런 거 아닐까요”라고 덧붙였다.
켈리 교수는 5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논평도 남겼다.
그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절반의 쿠데타’(semi-coup)로 규정했다.
켈리 교수는 “이번 사태는 ‘완곡한 방식(soft)의 쿠데타 또는 절반(semi)의 쿠데타’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마치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의 한국 버전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여소야대 정국에 대한 대응책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말도 안 되는(ridiculous) 명분일 뿐, 그것도 한밤중에 선포하다니”라고 논평했다.
켈리 교수는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 영국 BBC방송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자녀가 서재에 난입한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일약 유명 인사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