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자 학교측이 복장 자율화를 임시 단행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충암고 출신들이 주축이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암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에게도 비난이 가해지자 내린 조치다.
충암고는 6일 ‘등교 복장 임시 자율화 안내’라는 가정통신문을 교장 명의로 냈다. 충암고는 “최근 국가의 엄중한 상황과 관련해 본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등하교 중 학생들이 현시국에 성난 시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등교 복장을 임시적으로 자율화한다”고 했다.
복장 자율화는 이달 9일부터 종업식이 있는 내년 2월 6일까지다. 충암고는 다만 “사회 통념상 학생의 본분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되는 외설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형태와 문양을 한 복장의 착용은 계속 금지된다”고 했다.
충암고는 “학생들이 외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침착하게 대응하시고, 상대의 행위로 신변에 위협을 받는 경우 지체 없이 학교 또는 경찰서로 알리고 휴대전화 등으로 상황을 기록해 달라”라며 “본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했다.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충암고 교무실에는 “도대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친 거냐”는 등의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충암고 학생 A군은 “지나가는 길에 계란 투척을 당하거나 교복을 입고 밥을 먹던 중 욕을 먹는 일이 있었다”며 “충암고 학생들에 대한 비난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윤명화 충암학원 이사장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과 김용현 등을 충암의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백만 번 선정하고 싶다. 국격 실추에 학교 명예까지 실추시킨다”라고 했다. 그는 “교무실로 하루 종일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스쿨버스 기사들에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며 “교명을 바꿔 달라는 청원까지 (나왔다). 충암 학생들이 무슨 마음고생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야권에선 이번 비상계엄을 ‘충암고 라인’이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박종선 777사령관, 황세영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장 등 계엄 사태 관련 주요 인물들이 모두 충암고 출신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