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내내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대다수가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여당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데, 친한계 내에도 탄핵 반대 기류가 강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탄핵안 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의원총회를 열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친한계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주장한 한동훈 대표 앞에서 ‘탄핵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친한계 초선 A의원은 “탄핵은 절대 안 된다”며 “사람들이 나를 ‘친한’으로 아는데, 한 대표를 좋아하긴 하지만, 바른말을 하는 데로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가 주장한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바르지 않은 말로 정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한계 재선 B의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당해봐서 아는데, 탄핵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에서조차 “탄핵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 C의원은 “탄핵이 되면 나는 직을 던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친한계 지도부 D의원은 “이번에는 탄핵이 되면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며 “대신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을 받아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친한계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탄핵에 반대하는 논리를 다 수긍하지만, 이후에 수습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그리고 의원 대부분이 과거 탄핵의 경험을 언급하며 ‘(탄핵은) 국가를 위해 좋은 게 아니므로 지금은 국민적 비난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버텨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의총은 누가 친윤(친윤석열)이고, 친한인지 구별이 안 될 지경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친한계 의원들은 탄핵 반대 의지를 표하면서도 “앞으로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한 대표는 모두발언 외 특별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혀 탄핵 찬성을 시사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독대를 가진 한 대표는 의총에서 “윤 대통령을 만났지만 제 판단을 뒤집을 만한 말은 듣지 못했다”며 “윤 대통령이 현재로선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