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분 사과’에 뿔난 시민들…“기다린 시간이 아까웠다”

“2분 사과, 쇼츠 영상 보는 느낌”

보수 지지층도 비판적인 목소리

발표 형식, 시기에도 문제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10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 대해 다수의 시민들이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담화의 핵심인 사과 내용이 단 2분에 그쳤고, 발표 시각이 오전 10시로 설정된 점에서 국민과의 소통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SNS 캡처

 

아르바이트 중인 20대 시민 A 씨는 담화 발표 소식을 뉴스 속보로 접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A 씨는 "비상계엄 논란으로 나흘이나 침묵하더니, 사과가 결국 이 정도라니 마지못해 한 것 같았다"며 "2분짜리 쇼츠 영상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30대 여성 박 모 씨는 업무 중 담화를 시청하려고 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내용에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제2 계엄은 없다고 했지만, 정작 제1 계엄 의혹에 대한 해명은 빠져 있었다"며 "대통령의 말을 더는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이 상태로 가면 국민의 불안과 불신만 커질 뿐"이라며,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부 보수 지지층에서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50대 여성 이 모 씨는 "나는 보수 성향이지만, 이번 사태는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반대했지만, 윤 대통령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탄핵 찬성 기류에 공감하며, "잘못을 옹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7일 오전 지하철에서 한 시민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중계를 휴대전화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여당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담화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전달 방식이 마치 'AI 윤석열' 같았다"며 "국민 정서를 헤아리는 진정성이 부족했다"고 꼬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형식과 시기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됐다. 40대 직장인 B 씨는 "담화 발표 시각이 너무 이르고, 사전 알림도 부족했다"며 "생방송을 놓친 사람들은 유튜브로 다시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20대 대학원생 C 씨는 "담화 발표를 진작 알았다면 알람을 맞추고 시청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논란 속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소통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