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기헌 “김용현, 비상계엄 일주일 전 北 ‘원점타격’ 지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전 북한 오물풍선을 ‘원점타격’ 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점 타격은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휴전선 너머 북한 지역을 공격하는 것으로, 군사분계선(MDL) 이북을 선제공격해 국지전을 유발함으로써 비상계엄 명분을 얻으려 했던 것이란 주장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7일 국방부가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북한 오물풍선을 빌미로 대북 국지전을 야기하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장관이 지난주부터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북에서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 의장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이 명령에 반대하면서 결국 해당 지시는 실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을 크게 질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에 대해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장관이 주도하는 원점 타격 관련 전술 토의가 최근 합참에서 이뤄진 적이 있었고, 김 의장은 해당 의견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해당 지시가 있었던 게 사실일 경우, 김 전 장관 측이 국지도발을 유발해 이를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내세우려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합참은 이에 대해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가 없었으므로 합참의장이 이를 거부한 적도 없다”며 “우리 군은 다양한 작전상황에 대한 토의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했다가 이날 재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김 전 장관이 계엄 관련 증거를 없애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장관이 있던 기존 대화방은 대화 상대 이름이 사라진 채 ‘탈퇴한 계정’으로 표시됐다가 이날 재가입 알림이 떴다. 텔레그램을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면 기존 계정의 대화 내용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