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가 추가 상승 압박과 공급물량 감소 우려에 연말 분양단지를 향한 관심이 더 커진 모습이다. 건설사들도 이를 놓칠세라 올해가 끝나기 전 미뤘던 분양 물량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 실수요자 ‘알짜 단지’ 찾기 행렬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내년에도 공사비 상승 압력 존재”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11월13일 조사 기준) 전국 신축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39만원으로 지난해(1800만원)보다 239만원(13.3%) 올랐다. 특히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5456만원으로, 지난해(3508만원)보다 1948만원(55.5%) 뛰었다. 이는 부동산R114가 2000년 분양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연간 기준 최대 오름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은 고스란히 분양가로 반영돼 추가적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쓰고 있는 분양가는 내년에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향후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연말 분양단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24년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24만4777가구로, 전년 동기(30만2744가구) 대비 19.1% 줄어들었다. 인허가 실적은 공급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6만4425가구로, 올해 연말까지 입주물량 36만3851가구보다 약 27%(9만9426가구) 줄어든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서 “최근의 전국 주택의 착공 감소는 2025∼2027년 준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2022년 이후의 수도권 아파트의 착공 감소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막바지 분양 물량 2.8만가구
건설사들은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처럼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발맞춰 올해 막바지 분양 물량 쏟아내기에 열심이다. 직방 조사 결과 이달 전국 분양예정 물량은 40개 단지 총 2만8070가구(30세대 미만 및 임대아파트 단지 제외)로, 이 가운데 1만735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1만2995가구, 지방 1만5075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8454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2347가구, 인천 2194가구 순이다.
직방은 “11월 분양실적률(분양예정 물량 가운데 실제 분양이 이뤄진 비율)은 78%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건설사들이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분위기를 틈타 미뤘던 분양을 진행하며 계획 대비 실적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서울 성북구 삼선5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이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이번 주 청약일정에 돌입한다. 이 단지는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0일 1순위, 11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DL이앤씨가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아크로 리츠카운티’도 9일 특별공급, 10일 1순위 해당 지역, 11일 1순위 기타지역, 12일 2순위 순서로 청약 신청을 받는다.
이외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은 경기 광주시 곤지암역세권 도시개발구역에 조성 중인 ‘곤지암역 센트럴 아이파크’를, 삼성물산은 인천 연수구 송도역세권구역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을 이달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