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드론에 포착된 러시아 병사, ‘마지막 담배’ 피우며 생 마감했다

‘담배’로 상징된 생의 마지막 순간

치열해진 전선…고조된 인명 피해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포착한 한 러시아 병사의 죽기 직전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병사는 부상을 입고 쓰러진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담배를 피우려 시도했고, 곧이어 폭발로 생을 마감했다.

 

우크라이나군 드론에 발각된 러시아군 병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SNS 캡처

 

우크라이나 54기계화여단 K-2 대대는 지난 5일(현지시각)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숲속에 숨어 있던 러시아 병사들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는 상황이 담겨 있다.

 

대대 측은 "러시아 점령군이 공격에 실패한 후, 드론 조종사들이 전장을 감시하다가 숲에 은신한 병사들을 발견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부상을 입은 러시아 병사는 드론에 발각된 후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의사를 제스처로 표현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 했지만, 긴장감 때문인지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겨우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도 그는 끊임없이 드론을 주시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담배를 다 피운 직후 다시 담배를 꺼내려는 순간, 그 자리로 폭탄이 떨어졌다. 병사는 몸을 낮추며 반응했지만, 영상은 폭발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으로 끝난다.

 

K-2 대대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그가 가지고 있던 담뱃갑에는 ‘흡연자는 일찍 죽는다’는 경고 문구가 적혀 있었다"며 "그의 죽음은 그 문구보다 훨씬 더 일찍 찾아왔다. 그는 마지막 담배를 피울 권리를 선택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 신병을 대거 투입하며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촬영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한 아파트. 러시아의 공격으로 건물 일부가 파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국방부는 지난달 기준 러시아군의 월간 사상자가 4만5680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발생한 사상자만 약 2000명에 달하며 일일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점차 치열해지며 양측 모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기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전쟁이 언제쯤 끝날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러시아 병사의 마지막 순간은 전쟁의 비극성과 인간의 본능적 행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생사를 오가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은 작은 위안과 평화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순간조차도 전쟁의 참혹함 앞에서는 덧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