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적립 안 한 영수증 300만원에 삽니다”…사서 뭐하시게요? [일상톡톡 플러스]

백화점 VIP 주차권·영수증 ‘중고거래’ 성행…“법적 위험 주의 필요해”

#. 한 유명 백화점 VIP 고객 50대 김모 씨는 등급에 따라 매달 무료 주차권 10장을 제공받고, 연간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실적을 채우면 유지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김 씨는 제공된 주차권을 다 사용하지 않거나, VIP 등급 유지 기준 금액에 미달될 때가 있었다. 이때 김 씨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본인의 혜택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사용하지 않은 VIP 무료 주차권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게시했다. "모 백화점 주차권 10장, 한 장당 5000원"이라는 게시글은 금방 관심을 끌었고, 주차비를 절약하려는 구매자들이 이를 사 갔다. 특히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은 주차 요금이 높아 이러한 거래가 더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는 VIP 등급 유지를 위해 필요한 연간 구매 실적을 채우지 못할 상황에서 영수증 거래를 활용했다. 구매 실적이 높은 일반 고객에게 연락해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 물품 영수증을 매입했다.

 

다른 고객이 5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구매한 후 김 씨에게 영수증을 넘기고, 김 씨는 구매 금액의 2%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영수증은 김 씨의 VIP 실적에 반영되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백화점 VIP 고객에게 제공되는 주차권과 구매 영수증을 거래하는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는 법적 처벌의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년 초 백화점 VIP 고객에게 제공되는 주차권의 중고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OO백화점 140만 원", "OO백화점 전점 발레파킹 60만 원" 등 VIP 주차권을 판매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VIP 주차권 중고거래는 주차권을 팔아 이득을 보려는 공급자와 유료 주차장을 대체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수요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의 월 주차권이 20만~25만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비용 절감을 이유로 VIP 주차권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VIP 주차권의 가격은 백화점 브랜드와 지리적 접근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했다.

 

백화점 측은 주차권 매매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규제책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주차권과 차량 정보를 일일이 대조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말에는 VIP 등급 유지를 위해 부족한 구매 실적을 채우기 위해 영수증 매매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이는 VIP 주차권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받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다.

 

한 명품 카페에 올라온 주요 백화점 VIP 실적 거래 게시글 갈무리

 

"실적·포인트 적립 안 한 영수증 300만 원 구매합니다. 적립 가능한 금액 6% 계산해 드립니다" 같은 게시글이 중고거래 사이트나 관련 카페에 흔히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거래는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영수증 매매가 도를 넘어서면 백화점의 VIP 등급 산정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며 "백화점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VIP 주차권과 영수증 거래는 사용자에게 단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이는 백화점 운영 체계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법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 이러한 거래가 가져올 법적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