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불장에 업비트 점유율 ‘쑥’ 77.5% 기록 독주… 2위 빗썸 19.8%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독주체제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의 독점구조가 가상자산 시장의 경쟁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9일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국내 점유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77.5%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대선 직전인 지난달 5일 56.5%와 비교해 20%포인트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점유율은 지난달 5일 41.1%에서 이날 19.8%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한때 업비트의 점유율을 급 추격했지만 가상자산 상승세가 이어지자 막상 점유율이 급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서울 강남구 업비트. 연합뉴스

업계는 빗썸이 10월 초부터 실시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지난달 17일 종료하면서 투자자들이 업비트로 다시 돌아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빗썸은 업비트를 따라잡기 위해 거래소 주 수익원인 수수료를 한때 포기했지만 투자자들을 머물게 하는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과거 투자자들이 업비트로 돌아오면서 점유율 차이가 벌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증하면 업비트 점유율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거래를 쉬었던 투자자들이 복귀할 때 기존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업비트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원화거래소들은 여전히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친다. 이날 기준 코인원은 2.0% 점유율을 기록했고 코빗(0.6%), 고팍스(0.1%) 순이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지난 10월 국감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한 업체로만 너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촉구했다. 상위 거래소들이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낮은 수수료 정책과 공격적인 상장, 마케팅 정책을 이어가면 중소형 거래소가 폐업에 내몰리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1개 사업자가 점유율을 50% 이상 가져가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출범한 국책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에서 업비트 독점 문제를 다룰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국감에서 “(업비트 독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시장 구조적 문제나 독과점 이슈를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