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로 출금 금지된 것에 대해 ‘식물 대통령’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리더십 공백과 정치적·외교적 기능장애 역시 심화됐다고 짚었다.
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한국 법무부가 윤 대통령의 출국을 금지하면서 윤 대통령이 국정 능력을 상실한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그의 정당이 탄핵안 투표를 보이콧하며 살아남았다”면서도 “총리가 일상 국정을 맡고 군 지도부가 계엄령 시행 등 어떤 새 명령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으나 그는 계속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은 ‘식물인간 상태(vegetative state)’”라고 분석했다.
WP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비상계엄 사태 수습을 위해 대통령 퇴진 전까지 당정이 국정을 공동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국가의 통치가 실질적으로 마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권력 다툼으로 법적으로도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도 “윤 대통령이 출국 금지되면서 한국의 정치적 기능장애가 심화했다”며 “정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장악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해나갈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이 탄핵 투표에서 살아남았지만, 그의 정치적 생존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급락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각국 지도자들의 방한 계획이 잇따라 취소된 상황을 언급하며 “한국은 외교적 마비 상태”라고 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소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위협과 북한-러시아 간 군사 동맹 강화 등을 지적하며 중요한 정치적 시기에 한국의 주의가 분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