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첫 국립해양문화시설 인천해양박물관 가보니 [밀착취재]

건축물 외관 유려한 곡선 디자인 ‘압도’
“풍성한 바다 역사, 해양 가치 만나는 곳”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중구 월미도. 과거 대형선박의 입·출항과 안정적인 하역작업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 갑문매립지 내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둥지를 틀었다. 정식 개관을 이틀 앞두고 지난 9일 찾은 현장은 관람객을 맞을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었다.

 

부지면적 2만5089㎡, 지상 4층 규모로 2019년부터 5년에 걸쳐 1016억원을 투입해 완성시킨 수도권 최초 국립해양문화시설이다. 건축물 외관은 월미산의 능선과 바다 물결을 이어주는 곡선 디자인으로 유려했다. 내부는 전시실, 영상관, 편의시설 등으로 꾸며졌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니 로비 한켠의 상설전시 공간에 목에 그물이 걸린 바다거북 작품 ‘오로라(Aurora)’가 맞았다. 앞서 박제 상태의 이 동물을 만난 노진아 작가는 해양오염에 신음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자 복합재료로 재탄생시켰다고 한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간단한 대화를 이어간다. 실제 “목에 있는 게 뭐야”라고 묻자 “이건 폐그물이야”란 답이 돌아왔다.

 

이어 실감영상실(1)로 이동해 암막천을 열고 들어서자 17세기 조선 때 바닷길 사행기를 표현한 ‘항해조천도’가 브라운관에 7분여 동안 펼쳐졌다. 자리를 옮긴 2층은 바닷길을 통한 인류의 여러 활동과 문물 교류 이야기를 시대별로 풀어낸 ‘해양교류사실’이 운영 중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역선인 통일신라 고선박 영흥도선을 3D영상으로 복원시켰다.

 

실감영상실(2)는 인천의 역사를 주 소재로 한다. 1883년 항구를 열어 외국선박의 출입을 허용한 제물포 개항과 1974년 5월 동양 최대 규모로 지어진 갑문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음으로 ‘해운항만실’에서는 해운·항만의 발전상을 살펴보고, 더욱 진화할 미래를 첨단기술로 그려본다.

 

3층은 해양문화실이 대표적이다. 국내 첫 천일염의 시작인 주안 염전을 포함해 항만 노동자 일상 같은 삶의 터전으로 바다와 그 속에서 형성된 문화를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은 앞서 구입·수증으로 1만점 이상의 유물을 확보했다. 백제 사신들이 중국으로 가는 배를 탔던 나루터가 있던 능허대를 그린 조선후기 ‘능허대 실경산수화’는 단연 백미로 꼽힌다.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 전시에서 벗어나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물론 국내외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겠는 야심찬 구상을 내놨다. 우동식 인천해양박물관은 “해양수산부와 인천시가 힘을 합친 결과물이 완성됐다. 바다에 대한 역사, 해양의 가치를 많은 이들이 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