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중국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게 ‘핫플레이스’(인기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제주연구원의 중국 MZ세대 관광객 유치 활성화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중 10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연령층이 전체의 89.2%(945명)를 차지했다.
중국인 MZ 관광객의 연령별로 보면 20대 51.1%, 30대 36.6%, 10대 1.5% 등으로 20대가 가장 많았다. 성별은 여성 60.6%, 남성 28.4%로 여성이 남성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연간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은 2016년 85%로 정점을 찍었다가 사드 배치, 코로나19 등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도 절반 이상의 비중인 57.6%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중국 MZ세대 관광객이 자국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플랫폼을 통해 여행 정보를 얻어 친구·연인끼리 제주시 동부 해안, 서부 해안에서 핫플레이스 방문, 맛집 탐방, 전통문화 체험 등을 즐기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여행정보를 획득하는 비중이 비MZ에 비해 월등히 높고, 친구·연인과의 여행동반 비율이 압도적이며, 여행패턴 역시 완전자유여행이 94.5%일 정도로 개별여행으로 전환했다.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세대인 만큼 1인당 지출비용은 132만9481원으로 비MZ(190만2639원)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들은 기본 경비인 항공료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고 쇼핑 역시 면세점 쇼핑보다는 길거리·일반매장·편의점 등 로컬쇼핑의 비중이 커 총지출 경비는 낮지만 골목경제에는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교통수단은 택시나 버스를 주로 이용하며 이 중 30%는 버스를 이용할 만큼 대중교통 이용 비중이 높다. 제주 여행의 불편 사항에 대해서는 언어소통과 비싼 물가, 대중교통 불편, 여행 정보 부족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버스정류소 안내 시스템에 중국어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고 버스 내 안내방송도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포털서비스(네이버, 파파고 등)에 제주어 번역 품질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제주연구원은 로컬관광을 선호하는 MZ세대 여행 트렌드를 고려해 제주 경관과 전통문화, 자연경관을 체험할 수 있는 로컬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전통시장 등에서 체험 행사를 여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제주 문화를 간직한 제주시 원도심을 걷는 ‘시티워크’, 농촌 마을을 체험하는 ‘마을 길 걷기’ 등과 인근 숙박, 식당, 카페를 연계하는 상품 개발을 제시했다.
고선영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MZ세대는 이른바 ‘깃발 여행’으로 불리는 단체 패키지여행과는 확연히 다른 여행 패턴을 보인다”며 “제주를 ‘한 번은 꼭 와야 하는, 다시 찾아도 새로운’ 관광 목적지로 중국 MZ세대가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 MZ 친화적 콘텐츠 개발, 환대하는 수용 태세 강화, MZ 맞춤형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