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감소세가 꾸준히 지속되면서 혼인 기간이 5년이 안 된 신혼부부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쌍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후 결혼이 증가하면서 1년차 신혼은 관련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초혼 신혼부부 중 무자녀 비중은 절반에 육박해 저출생 현상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에서 신혼부부란 혼인신고 후 5년 미만으로 혼인관계를 유지하며 국내에 거주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번 통계 기준 작성 대상은 2018년 11월∼2023년 10월 혼인신고한 부부다.
조사 결과 작년 신혼부부는 97만4000쌍으로 전년(103만2000쌍)보다 5만8000쌍(5.6%)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신혼부부가 100만쌍을 밑돈 해는 작년이 처음이다. 2015년 147만2000쌍에 달했지만 8년 새 약 50만쌍 줄었다. 또 지난해 신혼부부 수는 17개 시·도 모두 전년 대비 줄었다.
초혼 신혼 중 맞벌이 부부 비중은 58.2%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맞벌이 초혼 신혼부부 중 유자녀 비중은 49.6%로 홀벌이 부부보다 7.8%포인트 낮았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8.9%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보다 10.0%포인트 낮았다. 경제활동에 따른 돌봄 공백을 우려해 아이를 낳지 않는 신혼부부가 과반인 셈이다. 주택 소유 여부도 출산의 중요 기준이었다. 유주택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58.3%로 무주택보다 9.7%포인트 높았다.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7625만원으로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소득이 높은 맞벌이 부부의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다. 맞벌이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소득은 8972만원, 홀벌이 부부는 5369만원이었다.
초혼 신혼 중 대출 잔액이 있는 부부는 87.8%로 전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중은 2021년(89.1%) 이후 2년 연속 내려앉았다. 다만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초혼부부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1억7051만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통계청은 고금리 여파로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 비중은 하락했지만 ‘보금자리론’ 등 주택 관련 대출 지원 영향으로 고액 대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맞벌이 부부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1억9000만원, 유주택 부부는 2억707만원이었다.
초혼 신혼부부 중 아파트 거주 비중은 74.5%로 전년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혼인 연차가 높을수록 아파트 거주 비중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