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로드맵인 '2월 퇴진·4월 대선' 또는 '3월 퇴진·5월 대선'을 놓고 대통령실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2차 탄핵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원들의 생각을 돌릴 마지노선이 '2월 또는 3월 퇴진'이라는 게 한 대표의 판단"이라며 "오늘내일 중으로는 대통령실을 설득해야 한다. 이제 한 대표의 몫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당 '정국 안정화 TF'는 전날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으로 이 같은 안을 마련해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상태다.
한 대표도 전날 의총에서 "여당 대표가 체포 명단 두 번째에 있는 것 괜찮으신가? 그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나. 이 일이 별것 아닐 수 있나"라며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 필요성을 두고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여전히 조기 퇴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당의 입장도 하나로 통일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친윤계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탄핵'을 말하는 것은 당에서 일방적으로 조기 퇴진 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어서일 것"이라며 친한계의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2차 탄핵안 표결 때 참여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하며 여당 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날 현재 표결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조경태 안철수 배현진 장동혁 김상욱 김예지 진종오 의원 등 7명이다.
이 가운데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조경태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등 4명이다.
초선 김재섭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표결 참여 및 찬반 표결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범야권 192명에 더해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이 표결에 참여하면 탄핵안 의결정족수(200명)가 충족돼 투표가 성립되고, 여당에서 찬성이 8표를 넘으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오는 14일 탄핵안 표결 참여 및 찬반 당론에 대해선 12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탄핵 정국을 맞아 보수 진영이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줘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표출되는 모습이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여기서 우파 진영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며 "대통령의 잘못은 잘못대로 법적 처분을 받더라도, 우파의 본산 국민의힘은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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