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원내대표 경선 계파대결 양상…'조기대선' 전망에 주도권 다툼

'친윤 핵심' 권성동이냐 '친한 지원' 김태호냐…여권 권력지형 재편 가늠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세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이번 경선이 향후 당내 주류 세력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한계는 김태호 의원, 친윤계는 권성동 의원을 각각 지원하는 가운데 누가 원내사령탑이 될지에 당내 주도권의 향방이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5선 권성동 의원과 4선 김태호 의원이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2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10일 권성동 의원과 김태호 의원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권 의원(왼쪽)과 김 의원.

원내대표 경선이 당내 정치 지형의 가늠자가 된 것은 탄핵 정국에서 차기 원내대표가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기 때문이다.



차기 원내대표는 당장 윤석열 대통령 퇴진 로드맵 마련을 위한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

당 '정국 안정화 태스크포스(TF)'가 제안한 '2월 퇴진 후 4월 대선' 또는 '3월 퇴진 후 5월 대선' 퇴진 로드맵을 제시한 가운데 한동훈 대표 역시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조기 퇴진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친윤계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4·5월 대선 일정이 너무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여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큰 상황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는 오는 14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대응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앞서 전임 원내대표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탄핵 반대 당론 채택과 표결 불참을 이끌었지만, 친한계 일부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표결 불참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온 상황이다.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당론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다수결로 선출된 원내대표의 의사가 의원들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에 친한계와 친윤계 모두 자신들의 뜻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원내대표를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의 하야 또는 탄핵으로 조기 대선 실시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도 차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기 대선이 실시되고 한 대표가 대선 출마를 결정한다면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 경우 대표 궐위로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으며 사실상 당은 '원톱' 체제로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친한계는 친윤계 원내대표가 대선 정국에서 당을 지휘할 경우 윤 대통령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당으로 전이돼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처럼 향후 원내대표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친한계와 친윤계 모두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11일 채널A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권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최근 용산과 친윤들의 움직임을 보면 어떻게든 한동훈을 무너뜨리고 축출하고 당권을 잡으려는 시도를 아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며 "친윤 핵심으로 세상이 다 아는데 원내대표로 나오는 것인 어떻게 가능한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은 원내대표 경험이 있고 당정 소통이 원활한 권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의원을 지지하는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에 "원내대표 경선은 봐야겠지만, 비상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며 "협상력과 추진력이 권 의원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