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방송 진행하는 김어준 씨가 1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제보를 받고 곧바로 은신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죽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요구로 계엄령을 해제한 후에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36시간 동안 조용히 있었다고 했다. 그는 “버스 두 대, 트럭 한 대, 지휘 차량 한 대. 그리고 카메라에 잡힌 무장 계엄군 몇 명이 사무실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스튜디오 밖에는 경비원이 서 있었는데,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난 4일 오전 0시 40분쯤 김 씨가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 꽃’ 사무실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군인 20여 명의 모습이 포착됐다.
실제로 곽종근 육군 특전사령관은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지난 1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국회·선관위 3곳·민주당사·여론조사 꽃 등 6곳 확보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꽃의 사무실은 김 씨의 스튜디오와 같은 건물에 있다. 김 씨는 계엄군 체포조가 집으로 찾아왔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김 씨가 체포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고 발언했다.
김 씨는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이 “더욱 강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국회가 몇 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하고 시민들이 군을 막은 것은 아마도 역사상 유일한 사례일 것”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로이터는 김 씨가 비평가들로부터 민주당에 유리한, 편향된 태도를 보인다는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씨는 오히려 자신의 편견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함으로써 청취자들이 자신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년 넘게 같은 일을 해왔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이 경험한 ‘최악의 정권’을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왜 자신이 계엄령의 표적이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그는 “탄핵은 잠시 연기되었을 뿐이다. 그 누구도 시민들의 에너지를 막을 수 없고, 결국 윤석열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