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은 기술진보의 둔화와 생산자원 배분의 비효율이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저하시킨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남창우 연구부원장은 11일 ‘한국 경제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개혁방안’을 주제로 열린 ‘2024 KDI 콘퍼런스’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추세가 ‘총요소생산성’ 증가세의 하락으로 가속이 붙고 있다고 진단했다. 총요소생산성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기술 수준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통 자본·노동 투입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가가치의 증가분으로 측정된다.
남 부원장은 총요소생산성 하락 원인으로 먼저 선진기술과의 격차가 축소되면서 모방을 통한 ‘따라잡기’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생산성 향상 시도를 막는 과도한 규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했다고도 했다.
그는 극복 방안으로 교육을 통한 창조적 혁신 제고, 노동·자본 등 핵심 생산요소의 합리적 배분, 법·제도 인프라 개선을 통한 사회자본의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과 자본 투입을 통한 성장은 한계에 봉착한 만큼 창조적 혁신이 없는 교육 시스템은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편 콘퍼런스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KDI 양용현 규제연구실장은 사회 변화에 뒤처져 생산성 향상을 막는 규제를 신속히 개선해야 하고 획일적인 규제보다 자율규제로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김희삼 교수는 교육을 통해 사회 이동성을 강화하려면 정책 개입이 중요하다면서 유·보 통합 및 돌봄 교육 확대, 초등학교의 영어 및 특기 적성교육 확대, 기초학력 보장 및 중등교육의 질 제고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