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뿌듯함에 ‘잠 못 든 밤’… 시민들 시상식 중계보며 환호 [한강, 한국 첫 노벨문학상]

부친 머무는 장흥·고향 광주 등
새벽 유튜브 시청 잔치 분위기
모교 연세대도 “역사적인 사건”

많은 시민들과 문학팬들은 11일 새벽 한강 작가가 한국인 작가로선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 순간을 유튜브 등을 통해 시청하면서 환호와 함께 축하를 보냈다. 특히 한 작가와 인연이 깊은 전남 장흥 안양면 율산마을 주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큰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11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 한승원 문학학교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 주민 등이 모여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함께 시청하며 축하하고 있다. 뉴스1

한 작가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이 머무는 이곳 마을주민들은 전날 오후 11시 30분부터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 중계를 보기 위해 일제히 마을 강당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물리학상, 화학상과 생리의학상에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이 호명되자 환호와 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율산마을 주민 조기정(60)씨는 “한강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선생님과 이웃으로 지내면서 몇 차례 한강을 본 적이 있다”며 “일찍이 한강의 재능과 감성을 알고 ‘소년이 온다’를 참 감명 깊게 읽었는데,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당초 이날 축하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한 작가는 건강상의 이유로 모습을 비추지 못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리는 11일 12시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 한승원 문학 학교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마을 주민 등이 시상식 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 작가가 태어난 광주에서는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홀로그램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거론하면서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는 작가의 집필과정 메모처럼, 제주 4·3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따뜻한 생명을 얻어 불멸의 역사로 남게 됐다”며 “한강 작가가 전한 제주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11일 광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시민 축하 행사에서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한 작가의 모교인 연세대도 축하를 보냈다. 연세대는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사와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며, 대학은 이를 계기로 학문적 성과와 문화적 발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노벨상 시상식의 유튜브 생중계를 지켜본 많은 문학팬들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에 대한 축하와 찬사를 보냈다.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한 작가의 수상 동영상과 축하글이 잇따라 게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