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한미그룹 집안싸움...'박재현 대표 해임안' 두고 2차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2차전 결과가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갈릴 전망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해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선 형제(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과 모녀(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의 5대5 동수 구도로 이사회가 재편되며 무승부로 끝난 바 있다.

 

사진 연합뉴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9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주총을 연다. 이 자리에서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해임을 시도할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박 대표가 취임 후 그룹을 OCI에 매각하려는 데 앞장서고, 이른바 3자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이라는 대주주 집단을 위한 활동에만 몰두해 대표이사로서 경영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적 하락에 대한 비판이 크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 대표는 취임 첫 해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 순이익 1593억을 달성했다. 하지만 취임 후 만 1년을 넘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11.4% 각각 줄어든 3621억원, 51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전년비 42.3% 감소로 돌아서며 3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실적과 주가를 대표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사업에 집중해야 할 대표가 본업보다 매각, 그룹 경영권분쟁 등의 최전선에 앞장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빈약해진 연구개발 파이프라인도 큰 위협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가 신약개발과 관련해서는 비만에 올인한 느낌”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시판에 들어갔고, 한미는 빨라야 2026년이라는데 과연 시장에 설 땅이 남아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해임과 별개로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한미사이언스로부터 고발된 상황이다. 이에 박 대표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무고죄로 고소하는 등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주요 안건인 이사 해임 안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인 만큼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행사가 핵심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런 가운데 3자연합 측은 임 대표가 1인 의사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지난 3일 수원지방법원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반면 형제 측은 임 대표의 의결권 행사엔 문제 될 게 없단 입장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측은 “지난 10월 송 회장 요청으로 한미약품 이사 개임(다른 사람으로 바꿔 임명함)의 필요성과 임시주총 소집청구 철회 여부를 논의했다”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당시 송 회장의 모든 주장 내용(이사 개임·임시주총 철회)에 대해 적법한 표결 절차로 부결 결정을 내렸다. 이미 이사회를 통해 결정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