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으러 가던 딸에게 “반란군 OO들 꺼져라”…자녀들에 향하는 ‘화살’

“그들에게 반란군이라는 오명 씌우지 말아달라”…우려 목소리 내며 자제 촉구

12·3 비상계엄 사태에 투입된 계엄군의 자녀들이 지나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군 관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지난 3일 밤 계엄령 선포 후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작전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영상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한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한 계엄군 자녀가 받은 피해 사례를 언급했다.

 

이 여단장은 “한 부하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갔는데, 주민이 그의 딸에게 ‘반란군 자식들아, 꺼져라’라고 욕을 했다. 그 딸은 충격을 받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특전사는 절대 복종과 충성의 정신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집단이다. 국가가 부여한 임무에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전사들”이라며 “그들에게 반란군이라는 오명을 씌우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격려한다면, 그들은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위해 목숨을 다할 것이며, 그들의 자녀와 가족들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인들 또한 계엄 사태에 따라 명령을 이행한 장병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전방에 있던 군단급 부대들도 법적으로 연루될 수 있다”며 “출동 병력을 명확히 구분해 억울한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국방부가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병사와 초급 간부들은 명령에 따라 움직인 만큼, 이들에게 선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특전사 장병을 비롯해 절대다수의 장병들은 피해자”라며 “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국방부 차원에서 병영생활 전담 상담관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다른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여단장은 이번 계엄 사태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장병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상황을 지적하며 “현장에 투입된 우리 특전사 대원들은 무능한 지휘관을 만난 불운을 겪었다고 생각해 달라”며 “그들의 손을 잡고 격려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군과 정치권은 계엄 사태에 투입된 장병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와 심리적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장병들과 그 가족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을 멈추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평가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