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패딩 찢고 싶다" "깨시민인 척"…응원봉 든 MZ 깎아내린 누리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연일 계속되면서 선결제 사례가 이어지고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든 MZ 중심의 이른바 'K-시위' 문화를 지적하는 누리꾼의 대화가 공개됐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명의 누리꾼이 MZ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응원봉 시위에 대해 이야기하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올라왔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응원봉과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탄핵 촉구 집회가 지속되면서 추위에 떠는 시민에게 힘을 보태고자 카페, 식당 등에 선결제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누리꾼 A 씨는 지인에게 "공짜 커피 어떤데"라고 물었다.

 

상대 B 씨는 "가서 패딩 찢고 다니고 싶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A 씨는 "그냥 뭔가 X도 모르는 것들이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인 척. 선과 악을 구분하는 척. 제일 마음에 안 든다"라고 했다. 이에 B 씨는 "그냥 저기 가는 X들 페미들 같고 저능아 같고 장애인 같다"라고 비하했다.

 

대화 내용이 첨부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는 "시위 가서 응원봉 흔들고 K팝 부르는 미친X들. 인스타 트위터 인증용으로 가는 저능아"라고 적혀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누리꾼들은 "이런 저급한 단어를 쓰면서 본인은 더 깨어있는 사람인 것처럼 말하는 게 우습다", "시위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던 거 거리로 나와서 다 같이 보여주려고 하는 거 아니냐", "저걸 스토리에 올리는 거냐", "본인들 수준인 거 같다", "진짜 악만 남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탄핵 집회에서 응원봉이 등장한 데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김진태 의원의 발언과 관련이 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꺼진다"라고 말했다. 이후 꺼지지 않는 'LED 촛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8년이 지난 지금, 그 역할을 응원봉이 대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9일(현지시간) 'K-팝 응원봉이 한국의 탄핵 시위를 촉발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응원봉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대에게 새롭고 효과적인 도구로 떠올랐다"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시위가 촛불을 들고 서울 거리를 장악했던 2016년의 엄숙한 행진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하며 "K-팝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정치적 혼란을 가리기도 했지만 이것이 시위대가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차 탄핵안 표결이 예정된 오는 14일까지 매일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 지난 10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탄핵안 표결 당일 열린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0만 명, 경찰 추산 약 10만 7000명이 참여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올해 최대 규모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