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차고 영장심사 나온 경찰청장…구속 여부 밤늦게 결정

조지호 청장, 질문엔 묵묵부답…김봉식 서울청장은 심사 포기

'12·3 계엄사태'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13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경찰의 긴급체포 상태로 남대문경찰서에 유치 중이던 조 청장은 이날 오후 2시 22분쯤 심사가 열리는 경찰관들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 혐의로 긴급 체포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조 청장은 '국민께 하실 말씀이 있느냐',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 체포를 하라고 시킨 것이 맞느냐', '항명한 사실이 있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다만 조 청장의 변호인인 노정환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조 청장은 계엄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다며,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영장심사는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조 청장의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전날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형법상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이날 새벽 법원에 청구했다.

경찰은 이들이 계엄령 발령 전 윤석열 대통령과 안전가옥에서 만나 계엄령 기획에 관여하고 국회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계엄 집행을 도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 청장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경찰력을 보내 계엄 집행에 협조한 의혹도 있다.

조·김 청장은 지난 11일 새벽 특별수사단 조사 중 긴급체포 됐으며, 김 청장은 이날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김 청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서류로 이뤄진다.

한편 경찰은 이날 조 청장을 법원 영장심사 법정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수갑을 채웠다. 수갑이 채워진 손목에는 파란색 천을 둘렀다.

영장 심사 과정에서 수갑이나 포승줄을 채워 이동시키는 사례가 최근 들어 흔하지는 않았다.

경찰 규칙에 따르면 유치장 외의 장소로 호송하거나 출감할 때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자해나 타인에 대한 위해 우려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주거와 신분이 확실하고 도주 우려가 없을 때는 채우지 않도록 한다. 징벌이나 고통을 가할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상부 승인을 받아 수갑이나 포승을 사용한다.

통상 영장심사 과정에서 수갑이나 포승줄을 채우는 것은 피의자에 대한 기선 제압용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셀프 수사' 지적을 받는 경찰이 경찰청장에 대해 수갑을 채운 것은 엄정한 수사를 강조하려는 의중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