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의 음료수거통, 주차공간과 보행로를 구분짓는 바닥 색상….
고속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런 장치들은 모두 시민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것이다. 고속도로에 적용된 디자인은 이용자의 편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한국도로공사는 시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고속도로 디자인 개선에 반영하기 위해 매년 ‘도로경관디자인 대전’을 개최해왔다.
올해 열린 제13회 도로경관디자인 대전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번 디자인 대전은 2개월 간 3가지 지정주제(지정주제는 문제해결형 공공디자인, 문화와 지역감성이 반영된 디자인, 지속가능한 근미래디자)와 자유주제로 총 256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도로공사는 심사위원 6인과 예비심사, 최종심사를 거쳐 총 23건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대학부 대상(국토부장관상)은 고속도로 출구의 위치와 안내 정보를 더 쉽게 전달시켜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고속도로 IC 표지판 게이트’가 받았다. 헷갈리는 고속도로 분기점 출구에 대형 문 모양의 표지판을 세워 운전자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출구를 뒤늦게 인지해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며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일반부 대상(국토부장관상)은 지하고속도로 벽면에 창문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한 ‘창문 너머의 풍경을 빛으로 열다’가 수상했다. 지하 내부에서도 이용자에게 개방감을 주고 다양한 교통안전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구조물로 속도감을 부여해 과속과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고속버스 이용 시 휴게소 주차 위치와 출발시간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안내하는 ’기사님 잠시만요!’ 등 우수한 아이디어들이 선정됐다.
공모전 수상작 중 일부는 고속도로 디자인 개선 사업에 반영해 2025년 이후 고속도로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도로공사는 지금까지 총 27건의 아이디어를 고속도로 디자인에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바닥에 다양한 색상을 적용해 시각적으로 확연하게 주차공간과 보행로를 구분짓는 ‘휴게소 주차장 표준모델’은 2015년 수상작이다. 부산 기흥휴게소, 강원 강릉 문막휴게소, 경남 통영 음성휴게소 등에 적용됐다. 2022년 수상작인 ‘모듈형 졸음쉼터’는 경부고속도로 연곡졸음쉼터에 조성됐다.
이밖에도 톨게이트, 터널면벽, 졸음쉼터, 콘크리트 옹벽까지 다양한 곳에 안전을 강화하고 이용도 쉽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국민들의 다양한 도로 디자인 아이디어가 공사 임직원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있다”며 “고속도로 곳곳에 국민의 생각이 담긴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더 많이 도입해, 더 안전하고 품격 있는 고속도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