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본, ‘계엄군 3인방’ 이진우 전격 체포

수방사령관, 220명 국회 투입 지휘
김용현 前장관 육사 후배
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 방침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13일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체포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육사 10기 후배인 이 사령관은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 이어 이른바 ‘계엄군 3인방’ 중 마지막으로 체포됐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9시18분경 이 사령관을 내란 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이 사령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불응하자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군사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9일 이 사령관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국방부는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6일 이 사령관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오른쪽)이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에 따르면 이 사령관은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군사경찰단 75명과 1경비단 136명 등 총 220여명의 병력을 국회에 투입했다. 이 중 군사경찰 특임대(SDT) 등 48명이 국회 경내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수방사는 “의사당 본청 건물에 진입한 수방사 병력은 한 명도 없다”고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다.

 

이 사령관은 계엄군의 총기 휴대와 관련해 “초동부대는 기본 패키지로 총기를 들고 갔고, 이후 투입된 병력은 실탄 대신 공포탄을 휴대했다”며 “현장에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총기를 차에 두고 빈 몸으로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비상계엄 당시 이 사령관은 작전 상황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령관은 6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과의 면담에서 “계엄 다음날인 4일 새벽 0시경 윤 대통령이 ‘거기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서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며 “그러자 (윤 대통령이) 가만히 들어보시다가 ‘알겠다’하고 전화를 끊으셨다”고 증언했다.

 

국회 투입 외에도 수방사는 계엄 당시 구금 시설 운영까지 준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대우 방첩사령부 수사단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여 전 사령관이 체포한 국회의원들을 수방사 B1 벙커에 구금할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방첩사 체포조는 이 벙커에 계엄 포고령 위반자 수백, 수천명을 감금할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전날 수방사와 이 사령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체포 시한인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비상계엄 당시 주요 시설에 군이 진입한 과정과 윤 대통령의 직접 관여 정황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