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축구공을 맞고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던 40대 영국 남성이 결국 전신 마비에 빠진 사연이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각) 영국 더선에 따르면 영국 롬퍼드 채드웰 히스에 사는 케렘 아칼린(47)은 지난해 5월 직장동료와 축구하던 중 축구공에 머리를 맞았다.
집으로 돌아간 그는 구토하기 시작했고, 두통도 겪었다. 케렘의 아내 야세민 아칼린은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CT 검사 결과 케렘은 축구공에 맞아 뇌동맥류가 발생한 상태였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 그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병이다. 그는 문제가 되는 부위의 뇌혈관을 클립으로 묶거나 조이는 수술을 받았다.
같은 해 5월 31일 케렘은 퇴원했다. 하지만 다음날 그는 운동 능력과 언어 능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아내 야세민에 따르면 케렘은 가족들과 아침 식사를 할 때 포크를 입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말이 느려지고 구토를 했다. 또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케렘의 뇌를 확인하니 뇌동맥류를 묶어둔 클립이 움직인 상태였다. 이후 케렘은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출혈로 광범위한 뇌 손상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케렘은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고, 두 달 뒤에도 한 번 더 수술이 이뤄졌다. 이후 케렘은 재활센터로 옮겨져 물리치료를 받고 지난 1월 퇴원했다. 퇴원 후에는 요양원에 입원해 회복 중이다.
여러 번의 수술을 받고 시간이 흘렀음에도 케렘의 상태는 점점 악화했다. 지난 6월에는 케렘의 뇌에 감염이 발생해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의 아내는 "케렘의 뇌에 삽입된 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액체가 축적돼 감염이 생긴 것 같다"며 "관 교체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고 밝혔다.
케렘은 의식이 가끔 돌아올 뿐 여전히 전신이 마비돼 혼자서 걷거나 먹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아내 야세민은 "남편은 매우 건강한 사람이었다"라며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을 꾸준히 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그는 말하기, 먹기, 걷기 등을 못하고 겨우 눈을 깜빡이거나 손에 힘을 주는 게 전부다"라며 "하루 중 아주 잠깐만 의식이 있는 상태다. 언제 의식이 제대로 돌아올지 모른다"고 했다.
현재 야세민은 튀르키예의 한 병원에서 남편의 수술을 계획하고 있으며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케렘에게 나타난 지주막하 출혈은 뇌졸중의 일종으로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나쁜 질병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뇌동맥류와 지주막하 출혈을 막기 위해 금주와 금연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술과 담배는 혈압을 높여 동맥류 형성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제한하고 두부, 생선, 채소류 등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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