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국힘 퇴행, 이준석 내쳤기 때문…건넜던 ‘탄핵의 강’ 되건너”

이준석, 당 대표 시절 국힘 정상화에 총력
"이준석 쳐내면서 여당 두 방향으로 퇴행"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갈라진 여당을 두고 “이준석을 쳐내면서 두 가지 방향으로 퇴행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7월25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광진구 한 치킨집에서 회동하며 맥주를 마시는 모습. 연합뉴스(공동취재사진)

진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나는 ‘탄핵의 강’이다. 당 대표 선거 당시 이준석은 TK(대구·경북)에 내려가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정면승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 그를 대표로 선출하면서 국힘은 잠시나마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3년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취임 후 6월 대구에서 열린 당 대표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민들에게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에는 수년 간 갈등의 골이 남아 있었는데, 향후 정권을 되찾으려면 당내 이견을 봉합하고 미래를 내다 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후 국민의힘은 또 다시 대통령 탄핵 소추안 찬반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진 교수는 두 번째로 ‘선거조작설’을 꼽았다. 그는 “대표 선출 전후로 그는(이준석) 극우 유튜버들에게 많은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개표조작설 같은 음모론을 펴는 세력을 비판했다”며 “덕분에 그들을 당에서 주변화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계엄선포는 주변에 있던 음모론을 중앙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SNS에 쓴 글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이 주변에 꼬여 미친 짓 할 때마다 막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결국 (윤 대통령이) 이놈들에게 물들었다”라며 “부정선거쟁이들이 2020년부터 보수 진영을 절단내고 있다”고 탄식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이 형이상학적 규모의 깽판을 쳤는데도 당에서 끝내 내치지 못한 것은 건넜던 탄핵의 강을 곧바로 되 건너갔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짚었다.

 

당 대표 시절 국민의힘을 온건한 정당으로 되돌리는데 힘쓴 이 의원의 노력을 무산시킨 게 현재 위기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진 교수는 “이번에도 (한동훈)대표를 내치겠다는 얘기”라며 “그 짓의 처참한 결말을 보고도 아직들 저러는 걸 보면 한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