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군 당국은 대북 대비태세를 강화하면서 군 내 동요를 차단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국방부장관과 육군참모총장, 특수전사령관,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군이 직면한 부담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가 출범하면,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고강도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군 지휘부의 공백을 놓고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군 당국은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인해 떨어진 장병들의 사기를 회복하고 기강을 다잡는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대비태세는 물론 군 조직을 운영하는 것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군의 업무를 총괄하는 국방부장관만이라도 직무대행 체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직무정지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한덕수 총리가 군 지휘부 공백을 메우는데 필요한 군 인사권을 얼마나 행사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따라서 현재의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질 경우 북한 도발 등의 변수에 대응하고 군 내부를 단속하며 일반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인사는 임기가 만료된 직위에 한정해 실시하는 ‘관리형 수뇌부’ 형태로 군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현 정부가 국방 분야 개혁 차원에서 추진했던 ‘국방혁신 4.0’ 후속과제들은 지속적인 추진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군 당국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대비태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핵심 지휘관에 대한) 직무대행 체제가 있다 보니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접적지역에서 실제 전시에 대비한 북한군 감시나 도발 발생 시 대응하는 체계에는 전혀 이상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