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벗어 던진 소니 '제2 부흥기'…삼성의 해법은

일본 소니그룹의 주가가 장중 한 때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5일 일본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증시에서 소니의 주가는 지난 11일 장중 최고치인 3398엔에 도달해 2020년 3월 최고치 3390엔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은 20조엔을 넘겨 일본 중시에서 도요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는 "전자 대기업에서 거대 엔터테인먼트 제국으로 변모하기 위한 소니의 지난 25년간의 노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니는 브라운관TV, 워크맨 등 히트상품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2000년대 들어 디지털 전환에 뒤처지면서 몰락을 자초했다.

 

하지만 '탈 전자'를 선언하고 지난 10년간 사업 구조를 바꾸는 대수술을 단행했다. 이익에서 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2000년 40%에 달했지만, 지금은 게임·음악·영화·에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비중이 60%로 역전했다.

 

소니 부활의 원동력이 된 것 중 하나는 인수합병(M&A)이다.

 

소니는 그동안 M&A를 통해 지식재산(IP)을 늘리는 성장 전략을 추구해왔다. 닛케이에 따르면 음악 사업에서 관리하는 곡 수가 올해 3월 기준 624만곡으로, 미국 유니버설 뮤직(450만곡)보다 많다. 애니메이션도 2021년 미국 스트리밍 기업인 크런치롤(Crunchyroll)을 인수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일본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콘텐츠 기업 카도카와의 인수설도 제기됐다. 만일 M&A가 성사된다면 소니는 애니메이션 원작부터 제작, 방영까지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미즈호증권은 오는 2027년 게임 부문 이익이 올해 회사 계획 대비 40% 이상, 음악 부문은 20% 이상, 영화 부문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소니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견주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통한다.

 

재부흥기를 맞은 소니와 달리 라이벌로 평가받던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소니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삼성은 이제 다시 일본 기업의 부흥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는 등 입장이 바뀐 상황이 됐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을 10년째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위기를 자초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소니와 달리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미국 전장 회사 하만을 인수한 이후 대형 M&A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소니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기존 사업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를 고민한 점이 성공 요인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이미지 센서,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에서 쌓아온 노하우는 영화,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차별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닛케이는 "소니는 이미지 센서,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전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차별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미국 애플이나 넷플릭스, 한국의 삼성전자에도 없는 독보적인 위치"라고 평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