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역 무기수 중 첫 재심…김신혜 9년 만에 18일 재심 선고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김신혜 씨(47·여)에 대한 1심 재심이 18일 결론을 낸다. 재심이 결정된 지 9년 만이다.

 

김 씨는 복역 무기수 중 처음으로 재심을 받을 뿐만 아니라 부실수사, 증거은닉과 관련해 검찰과 정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어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20일 김신혜 씨가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에서 열린 재심 사건 1차 공판을 마친 뒤 법무부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박현수)는 18일 오전 10시에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김 씨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을 연다.

 

김 씨(당시 23세)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에서 수면제 30여 알을 술에 타 아버지(당시 52세)를 살해하고 같은날 오전 5시 50분쯤 전남 완도군 정도리 외딴 버스정류장 앞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김 씨가 아버지 앞으로 거액의 보험을 들고, 이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을 듣고 자신이 동생 대신 교도소에 가려고 거짓 자백을 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법원은 김 씨의 범죄 혐의를 인정했고, 대법원도 원심이 내린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교도소에 입감된 김 씨는 24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다.

 

김 씨는 교도소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 재판을 신청했다. 법원은 경찰의 강압 수사, 영장 없는 압수수색, 절차적 불법 행위 등을 근거로 2015년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김 씨에 대한 변호는 재심 전문 변호사인 박준영 변호사가 맡았다.

 

검찰은 재심에서도 "당시 수사기관은 위법 수사를 하지 않았고 범인은 김 씨가 맞다"며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반대로 김 씨 측은 “피고인은 장애가 있던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보험을 들었고 월 보험료가 소액인 교통 상해 보험을 여러 건 가입했다. 피해자 사망시 수익자는 여러명으로 검찰이 주장하는 살해 동기가 적용될 수 없다”며 “술에 수면제를 30여 알 타는 것도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김 씨 측은 “수사 받는 과정에서 가혹행위가 있었고 검찰이 끼워맞추식 부실 수사와 피고인에 유리한 증거를 은닉했다”며 부당 수사를 강하게 주장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과정에서 유의미한 증거들이 수집·제출됐다”면서 “아버지의 딸들에 대한 성추행은 큰아버지와 고모부의 개입으로 만들어진 허위 사실임을 당사자들의 진술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씨에 대한 재판은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 여부에 따라 광주고법에서 2심 재판이 이어질 수 있다.

 

18일 오전 10시에 해남지원에서 열리는 김 씨의 선고공판은 원활한 재판을 위해 방청권 소지자만 법정 출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