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고 물러나라” 한동훈 사퇴 압박…국민의힘 내분 격화하나?

韓, 16일 기자회견 열고 거취 밝힐 예정
당 안팎 “사퇴의사 밝힐 가능성 높은 듯”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한동훈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당내 사퇴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 대표는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차를 타고 퇴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15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16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에서 한 대표의 기자회견이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14일까지도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으나, 선출직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사퇴로 상황이 급변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최고위원인 장동혁·진종오 의원 등 5명이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 상태가 발생했고, 당헌·당규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고위원 5명이 사퇴했기 때문에 당헌·당규상 비대위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 대표가 깊이 고민 중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내에서는 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등장한 후 당내 혼란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례공천과 국민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지역 공천을 차지한 결과, 우리 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며 "탄핵 정국에서도 한 대표는 국민과 당을 지키기보다는 대통령과의 갈등만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소원대로 탄핵 소추됐으니 이제 그만 물러나라"며 "더 버티는 것은 추함만 더할 뿐"이라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한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한 대표를 '용병'에 비유하며 "우리 정당과 아무 인연도 없었던 인물을 지도자로 내세운 결과가 지금의 혼란"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휘 전 의원은 "한 대표의 발언이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다"며 "신념과 소신으로 포장된 이기주의가 당을 파탄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권영진 전 의원 역시 "배신자 한동훈은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며 "즉각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한계 인사들은 반발에 나섰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탄핵이 가결된 상황에서 아무 조치도 하지 말자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친윤계를 겨냥했다.

 

박상수 대변인은 "국민은 냉정히 보고 있다"며 "한 대표는 계엄 해제를 통해 당이 버틸 명분을 만든 인물인데, 지도부를 밀어내려는 의총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사퇴 여부를 공식 발표하는 16일 기자회견은 국민의힘의 향후 노선을 결정짓는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도부 공백 사태와 내부 분열 속에서 국민의힘이 당의 단합과 재정비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