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67)이 최근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착용한 연두색 넥타이가 화제가 되며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적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우 의장은 개표 결과지를 들고 잠시 침묵을 지킨 뒤, “개표 결과를 말씀드리겠다”며 가결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우 의장은 연두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가슴에는 국회의원 배지와 함께 제주 4·3 사건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를 달았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 4일 본회의에서도 같은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바 있다.
우 의장의 연두색 넥타이는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유품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우 의장의 정치적 스승으로도 불린다. 연두색 넥타이를 둘러싸고, 우 의장이 의장으로서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특정 정당 색깔로 보일 수 있는 넥타이를 피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우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넥타이에 담긴 의미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 “김근태 형님의 유품인 연두색 넥타이를 오랜만에 맸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이 넥타이를 착용하며 형님의 용기를 빌곤 했다”고 적었다. 이어 “계엄해제 의결 소식을 듣고 본회의장을 나서며 속으로 ‘형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17년 9월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통과 당시에도 같은 넥타이를 착용해 의미를 더한 바 있다.
우 의장은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그 후 수습 국면에서 법적 절차를 준수하며 국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제치며 신뢰도 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한국갤럽이 1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6%로 1위를 기록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6%로, 조사 대상 정치인 중 유일하게 신뢰도가 불신을 웃돌았다.
뒤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신뢰 41%, 불신 51%), 한덕수 국무총리(신뢰 21%, 불신 68%),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신뢰 15%, 불신 77%)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우 의장의 이러한 신뢰도 상승은 단순히 비상계엄 사태의 수습 과정뿐만 아니라 그의 정치적 행보와 상징적 메시지가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