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눈’으로 보험금 30억원?…보험 18건 가입·냉동응고술 수천 회

법원, ‘보험금 부정 취득 목적 계약’ 무효 판단

최근 티눈 치료를 위해 18건의 보험에 가입하고 5개 보험사에서 30억원을 넘게 수령한 한 가입자에게 보험 계약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15일 양승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보험법 리뷰 ‘티눈 수술보험금 부정 취득 관련 판례 검토’를 보면 이와 관련해 8건의 소송이 진행됐고 처음 4건은 보험회사가 패소했지만 지난해 5월부터는 보험회사 승소 취지의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개 보험회사에 18건의 정액보장형 보험에 가입한 후 티눈 치료를 목적으로 수천 회의 냉동응고술을 시술받고 총 30억원이 넘는 수술보험금을 받았다.

사진=보험연구원 제공

의문을 품은 보험회사들은 A씨에게 2017년부터 8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냉동응고술이란 티눈 등의 병변부를 냉동 손상해 조직 괴사를 발생시킴으로써 괴사 조직이 탈락되고 새로운 조직이 재생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다. 최근 몇 년간 티눈 치료 목적의 냉동응고술 시행과 관련한 수술보험금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각 소송에서 보험회사의 승패를 좌우한 요소는 가입자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험을 계약했을 경우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따라 보험계약을 무효로 볼 수 있는지였다.

 

법원은 처음 2건의 소송에서 다수 보험계약 가입·청구와 과도한 보험료 등 의심할 만한 사정은 있지만, 18건 중 사안과 무관한 보험도 일부 포함됐고 티눈은 재발이 쉽다는 이유 등을 들어 보험금 부정 취득 목적을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판결은 A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하려 했다는 의도를 인정했다. 법원은 △A씨의 수입 대비 보험료가 과다하고 단기간 다수보험계약을 체결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점 △병명·치료내역에 비해 치료 횟수와 기간이 잦고 길다는 점 △받은 보험금이 지나치게 과다한 사실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씨가 ‘먼 지역의 병원을 20여 군데 옮겨 다니며 요일별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 ‘시술비용에 비해 높은 보험금으로 과잉치료의 유인이 있는 점’ ‘A씨 아버지 또한 같은 시술로 다액의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 등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