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규모 전세사기 ‘청년 빌라왕’ 사건 공범, 징역12년→9년 감형

연합뉴스

 

120억원 규모의 전세사기 혐의로 기소된 5명의 일당이 항소심에서 감형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이른바 ‘청년 빌라왕’ 사건으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청년 임대인이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사망한 사건이다.

 

16일 인천지방법원 형사항소2-3부의 신순영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 A(28세, 남성)에게 원심에서 선고된 징역 12년의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9년으로 감형했다고 밝혔다.

 

A씨를 포함한 5명은 인천시 일대에서 세입자 약 80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20억원 이상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을 이용하여 주택을 매수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통해 빌라와 오피스텔 등 총 119채를 구매했다. 

 

그 과정에서 A씨는 공범들과 협력하여 실제 매매가보다 약 20% 높은 가격으로 전세보증금을 받은 뒤, 이를 세입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의 또 다른 주인공인 C씨(당시 27세, 여성)는 A씨의 지인으로, 인천에서 같은 방식으로 주택 66채를 사들였고, 이로 인해 ‘청년 빌라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C씨는 2022년 12월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로 사망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의 모든 재산일 수도 있는 전세보증금을 가로채는 등 생활 기반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 수가 많고 피해액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확정적인 고의를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고, 명시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이 얻은 이익이 가로챈 돈에 비해 훨씬 적다는 점과 일부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감안하여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