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분간 1골·2도움 “나야, 캡틴 손흥민”

손, 토트넘 ‘역대 최다’ 68도움

사우샘프턴전 5-0 승… 팀 10위로
손,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공격P
최근 계약 연장 답보 속앓이 씻어
MOM·양팀 선수 중 최고 평점에

양민혁, 토트넘 합류 위해 런던행
이강인·설영우도 나란히 승전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캡틴’ 손흥민(32)은 명실상부한 팀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최근 속앓이를 했다. 내년 여름 계약이 끝나는데도 불구하고 구단에서 계약 연장에 대해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새 계약으로 전설 대우를 하는 대신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하고 작별한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여러 유럽 명문 구단들과 이적설까지 나오며 손흥민의 거취는 안갯속에 빠졌다. 심지어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노쇠화됐다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평가절하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손흥민이 단 45분 만에 1골 2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했다. 토트넘은 16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EPL 사우샘프턴과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승점 23을 쌓은 토트넘은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무승(정규리그 1무2패·유로파리그 2무1패)의 부진을 씻고 10위로 올라섰다.

살아 있는 전설 토트넘 손흥민이 16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사우샘프턴과 16라운드에서 전반 12분 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우샘프턴=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만 소화하면서 ‘축구 도사’ 손흥민의 진가를 발휘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37초 만에 제드 스펜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이 터져 승기를 잡았다. 추가골은 손흥민이 책임졌다. 손흥민은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투입된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 부근에서 강력한 다이렉트 왼발 슈팅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정규리그 5호골이자 시즌 6호골. 이 골은 손흥민의 EPL 통산 125호골로, 니콜라 아넬카(은퇴?프랑스)와 함께 역대 리그 통산 득점 공동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골맛을 본 손흥민은 이후 공격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다. 전반 14분 데얀 클루세브스키의 골로 3-0으로 앞서간 토트넘은 전반 25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전달한 공을 파페 사르가 잡아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해 4-0으로 달아났다. 토트넘은 전반 추가 시간 매디슨이 또다시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5-0을 완성했다. 역습 과정서 손흥민이 아웃프런트킥으로 그림 같은 패스를 찔러 넣었고, 매디슨이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날 득점 1개와 도움 2개를 추가한 손흥민은 직전 15라운드 첼시전 득점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5호골을 쌓은 손흥민은 도움 두 개도 더하면서 5골 6도움으로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특히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이후 EPL 무대에서 이날까지 68개의 도움을 쌓아 ‘토트넘 역대 EPL 최다 도움 선수’ 1위로 우뚝 섰다. 종전 최다 어시스트 기록은 1992∼2004년 활약한 대런 앤더턴(67개)이었다. 손흥민이 이날 2개의 도움을 쌓아 단숨에 기록을 경신했다.

팀이 넉넉하게 앞서면서 손흥민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휴식 차원에서 브레넌 존슨으로 교체됐다. 토트넘은 20일과 2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을 연달아 만나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은 후반에는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뒤 EPL 사무국은 손흥민이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도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9.3을 부여했다.

손흥민 외에도 유럽파들이 승전보를 전했다. ‘축구 천재’ 이강인(23)이 선발 출전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은 이날 리옹과의 리그1 15라운드 홈 경기서 3-1로 승리했다. PSG는 개막 15경기 연속 무패(11승 4무·승점 37)로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18분 교체될 때까지 두 차례 슈팅과 1차례 키 패스, 4차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세르비아 프로축구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풀백’ 설영우는 노비파자르와 19라운드 원정경기서 정규리그 2호골을 터뜨리며 7-1 대승에 힘을 보탰다.

한편 2024시즌 K리그1에서 맹활약해 토트넘행을 확정했던 양민혁(18)은 팀에 합류하기 위해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 양민혁은 “얼른 빨리 가서 내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뛰고 싶다”며 “(손흥민) 형한테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할 테니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