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에 등장, 전통주 업계에 스테디셀러 같은 꾸준함, 하지만 베스트셀러처럼 판매고를 높여가는 제품이 하나 있다. 바로 샴페인 막걸리, 막걸리계의 돔 페리뇽, 원조 스파클링 막걸리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 복순도가다.
복순도가의 성장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흥미롭게도 복순도가는 뚜껑 개봉이 어려운 막걸리다. 천연 탄산을 내압병을 통해 용해시켰으며, 해당 탄산을 아주 천천히 빼야만 막걸리가 터지지 않고 즐길 수 있다. 한마디로 여는 것이 매우 복잡한 막걸리다.
그런데 이 개봉이 어려운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버렸다. 내가 술을 좀 안다면 복순도가 정도는 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 복순도가를 가져온 자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너 복순도가 열 줄 아니?’라고. 그래서 전통주 전문가와 아닌 사람의 구분을 복순도가 개봉을 기점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복순도가가 성공한 요인은 이 스파클링이 전부가 아니다. 김민규 복순도가 대표는 라이프 스타일이 앞으로 한국의 전통주 문화를 이끌 것이라고 생각, 주류와 관련된 박람회나 전시회보다 미술, 가구, 건강, 디자인 전시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그래서 늘 간편한 톤앤매너로 디자인했으며, 이러한 것을 통해 복순도가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다.
최근에는 한국 문화에 고정관념이 없는 외국인과 문화와 예술, 인문을 좋아하는 여행객들과 소통을 넓히기 위해 공항철도 및 KTX역사에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많이 파는 것이 아닌 정확한 소비층을 알고 그들과의 접점을 연구한 결과다.
애주가를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닌 늘 새로운 것을 접하고 경험하고자 하는 소비층에게 접근한 것. 최근에 일본의 전통주 빚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술 문화도 이러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마시고 취하는 것이 아닌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고, 발효와 숙성, 그리고 사람의 가치를 알려주는 것. 한국 전통주가 나아가야 할 앞으로의 미래가 아닌가 싶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넷플릭스 백스피릿의 통합자문역할도 맡았으며,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최근에는 술을 통해 역사와 트렌드를 바라보는 ‘술기로운 세계사’를 출간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