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탄핵 인용 전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능, 이는 7년 전 민주당이 했던 말”

권성동 “과거에도 탄핵안 인용 뒤 임명”
2017년 추미애∙박범계∙박주민
“황교안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반대”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임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헌재에서 인용되기 전까지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권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대통령 직무 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과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안이 헌재에서 최종 인용된 이후에 대법원이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민주당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권 행사는 민주주의의 훼손이라고 비판한 바가 있다”며 “지금 민주당의 헌법재판관 임명 속도전은 과거 민주당의 주장과 180도 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의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누구 때문인가. 바로 민주당 때문”이라며 “자신들이 탄핵한 장관, 방송통신위원장, 검사들의 직무 정지를 장기화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느냐”고 했다.

 

권 권한대행은 “민주당이 아무리 탄핵 중독이라고 해도 집단적 위헌행위까지 해서야 되겠느냐”며 “민주당은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을 즉시 중지하고 자신들의 과거 주장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2017년 2월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를 놓고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이나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헌법학자들의 의견”이라며 “(황 권한대행이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 측이 노골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탄핵 지연전에 불과하다. 우리 국회는 어떤 경우에도 동의할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뉴시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등 2017년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권 행사는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정원은 9명이지만 현재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윤석열정부 주요 인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지속했던 야권이 지난 10월 국회 몫 재판관 3명이 퇴임한 뒤 후임자 선정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다.

 

헌재 심판을 지연시키며 윤 정부 주요 인사의 직무정지 기간을 늘려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려는 것이라고 여권은 해석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 국면이 열리면서 민주당은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8인 체제’를 두고도 정당성 논란이 일었던 만큼 헌재 정상화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전날 오는 23, 24일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여당과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입장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와 법원의 선고 시기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정치적 유불리가 갈리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법에서 규정한 ‘최장 180일 심리’를 꽉 채우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권에서 나온다.

 

헌재 선고가 길어지고, 그 사이 이 대표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먼저 나오는 게 여권으로선 유리한 구도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선거법 사건 항소심 재판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 등 재판 지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하며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