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등 유통업계가 내년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고물가 장기화와 정치적 불안정성까지 겹쳐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예약 판매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전년 대비 물량을 늘리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2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갤러리아백화점은 26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각각 설 선물세트를 예약 판매한다.
이들 백화점 모두 사전예약 물량을 10∼20%가량 확대하고 구성을 대폭 늘렸다. 불안정한 정국으로 소비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다 사전예약을 통해 저렴하게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알뜰족’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예약 판매 물량은 5만여세트로 지난해 설보다 10% 늘었다.
품목은 농산 56개, 축산 34개, 수산 29개, 와인 28개 등 260여개다. 할인율은 한우 5∼10%, 굴비 20%, 청과 10%, 와인 50%, 건강식품 60% 등이다. 상품 종류도 다양화해 명절 주력 상품인 10만∼20만원대의 선택 폭을 넓혔다. 과일은 신세계백화점 지정 산지인 ‘셀렉트팜’ 비중을 확대해 직거래를 통한 가격 부담을 낮췄고, 축산은 신세계 축산 바이어와 지정 중매인이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줄인 ‘신세계 암소 한우’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역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물량을 지난해 대비 약 20% 늘렸다. 고물가 여파로 합리적인 가격에 선물세트를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우와 굴비, 청과, 건강식품, 주류 등 인기 세트 200여종을 최대 30% 할인한다. 온라인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10% 할인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고가 주류세트와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의 과일, 공산품 등 중저가 선물세트를 전년 대비 30% 이상 더 준비하고, 해당 기간 동안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백화점보다 사전예약 수요가 높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보다 일주일가량 앞선 지난 12∼13일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실제 롯데마트·슈퍼의 지난해 설 선물세트 매출 중 사전예약 판매 비중은 55% 수준이었으며, 올 추석은 60%를 넘어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마다 경제 상황과 고객의 다양한 취향까지 고려해 지난해보다 예약 판매 품목 수를 확대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