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PC·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 수요 부진과 석유화학 업종 불황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3137곳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4.3%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1분기 1.2%에서 2분기 5.3%로 상승했으나 3분기 들어 4.3%로 하락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3분기 7.3%에서 올해 3분기 4.9%로 낮아진 반면 비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같은 기간 2.6%에서 3.5%로 높아졌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도 기계·전기전자 업종이 20.7%에서 13.7%로 매출액 증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수출단가 상승에도 PC, 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의 수요가 더디게 회복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 업종은 6.6%에서 -1.0%로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품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 지속 등 여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5.4→4.7%)과 중소기업(4.6→2.4%)의 매출액 증가율이 나란히 하락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올해 3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8%)은 지난해 3분기(4.0%)보다 상승했다.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5.6%)도 0.5%포인트 올랐다. 제조업(4.0→6.1%)의 영업이익률 상승 폭이 비제조업(4.1→5.4%)보다 컸다. 제조업 중 기계·전기전자 업종(0.9→8.8%)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환율 상승 효과로 운송장비 업종의 수익성이 특히 좋아졌다”며 “원재료나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일부 업종에는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