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 경기 안산시에 있는 한 롯데리아에서 계엄을 사전에 논의한 정황을 확인했다.
특별수사단은 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및 정보사령관 측 관계자들과 계엄 관련 사전 논의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지난 1일 문상호 정보사령관 및 정보사 소속 대령 2명과 안산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계엄이 곧 있을 테니 준비하라”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이들에게 부정선거와 관련해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들이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문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지난달 22일 대령 2명에게 “공작을 잘하는 인원 15명 정도를 선발해 명단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계엄 당일인 지난 3일 문 사령관은 해당 대령들에게 “임무가 있을 수 있다”며 2개 팀에서 모두 30~40명의 요원들을 준비시켰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이번 계엄을 기획한 ‘비선’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 당일 전후 김 전 장관과 만나거나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정황이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문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계엄 선포 후 경기도 과천 선관위에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은 지난 15일 노 전 사령관을 내란 혐의로 긴급 체포했고, 특별수사단은 이날 노 전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문 사령관도 경찰에 긴급 체포됐지만, 검찰이 “군사법원법의 재판권 규정 등에 위반된다”며 긴급체포를 불승인해 석방됐다. 관련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