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은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러니 도시 외곽을 새로 개발하는 것에 힘을 쓰기 보다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집중해야 합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는 1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도시의 붕괴·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간정책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마 교수는 “원도심 인프라 확충에 더해 지방을 살리기 위해선 메가시티와 같은 행정통합도 필요하다”면서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장기적으로는 도시국가가 된다. 초광역적 공간전략은 세계적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청년의 유턴보다는 베이비부머 유턴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의 지방도시에겐 인구감소를 막고, 지방소멸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마교수와의 일문일답.
─원도심에 인프라를 밀집시켜야 한다고 했다.
“사람이 모이게 하려면 공간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 조건의 하나는 문화 여가시설, 복지와 행정시설의 집중이다. 십수년간 지방자치단체들은 계속 외곽개발을 하는 공간정책을 펴고 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프렌차이즈가 들어가니 도시가 발전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실패한 정책이다. 인구가 빠져나가는데 외곽개발을 하니 매력적이던 원도심이 힘을 잃고, 사람이 더 떠나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집적경제(가까운 곳에 입지하면서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는 더 낮아진다. 사람이 모여야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이미 개발된 도시내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고밀도 개발을 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행정구역의 광역화·유연화가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도시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광역적 공간계획은 중요하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생활권, 경제권이 확대되고 있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의 행정구역은 조선시대의 포맷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공간정책을 기초지자체 수준에서 하고 있다는 의미다. 모든 지자체에 철도, 대학, 종합병원, 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해선 많은 비용을 투입한 것에 비해 효과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수도권이 강한 이유는 슈퍼메가시이기 때문이다. 광역적 시각으로 초광역인프라를 제대로 된 위치에, 제대로 된 규모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교통망으로 잘 연계해야 한다. 대도시에서 나온 이익이 작은 도시, 농어촌으로 이전할 수 있는 기금 등의 흐름도 만들어야 한다. 행정통합, 특별자치단체 등은 수단에 불과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준비해야 한다.”
─베이비부머의 귀향이 어떻게 지방을 살릴 대책이 된다는 건가.
“베이비부머의 대도시 탈출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1차(1955~63년), 2차(68~74년)와 그사이에 낀 64~67년생도 포함해야 한다. 실제 2022년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의 나잇대별 인구 유출입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82곳에서 청년들은 떠나갔지만, 40∼65세가 순유입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러한 흐름은 더 강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정책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벌어진 현상이다. 오려는 사람을 잡는 것은 떠나려는 사람을 잡는 것보다 쉽다. 이들을 잡으면 지방의 생활인프라를 지킬 수 있고, 더 좋은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청년유입을 더 쉽게 만드는 여력이 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