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이어진 급변한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향후 대외적 대응 의지 등을 강조하기 위한 외교·기재부 장관의 외신 대상 합동 기자간담회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북핵 문제 관련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 이전에 우리의 대응 구상과 로드맵을 마련해 북미 협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2월3일 밤에 있었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에도 큰 충격을 주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도 외교부에 입부한 해인 1979년에 마지막으로 경험했던 비상계엄이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45년 만에 되풀이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개인적으로도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찬사받던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 국제사회를 매우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력이 입증된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이어갔다.
탄핵 정국 하에서 정부가 추진해 온 외교 기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국내외에 적지 않다고도 한 조 장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도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존의 외교정책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국내적 난국을 극복하고 지켜낸 민주적 가치들을 국제사회에서는 외면하자고 하는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주요국과의 소통 강화 및 대외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조 장관은 역설했다. 특히 ‘경제안보’를 강조해 온 조 장관은 이번 사태로 트럼프 2기 관련 준비 작업이 동력을 잃지 않도록 매주 경제부총리 주재 대외경제장관 간담회와 긴밀한 민관 공조 체제를 통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기업 등 민간분야 역량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가겠다는 설명이다.
조 장관은 “작금의 국내 상황이 우리 기업 활동과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제외교를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위기 등 경제안보 현안에도 적극 대처할 것”이라며 “경제부총리와 제가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이 이러한 노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자기 스스로를 고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체제’라고 한 19세기 프랑스 사상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말을 인용하며 모두발언을 마무리 한 조 장관은 “이번 계기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한걸음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리 외교 역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과 신뢰를 회복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