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납품대금연동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거래 안정성을 도모하려는 기업들의 자발적 움직임과 더불어 정부의 공정 거래 문화 확산 노력이 맞물린 덕이다.
납품대금연동제는 중소 수탁기업들이 원재료 가격이 변동되는 경우에도 납품대금을 제대로 조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의무사항은 아닌 탓에 위·수탁 계약자 간 협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연동제를 촉진하기 위한 방편으로 연동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수·위탁/하도급거래 직권조사 면제 △수·위탁거래 실태조사 면제 △출입국 우대카드 발급 △원가분석 컨설팅 지원사업 우선 선정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연동 우수기업 및 모범사례로 선정된 한국조폐공사는 현재 전체 거래처 20곳 중 절반인 10곳과 연동제를 체결했다. 전체 연동계약금액은 22억2000만원 규모다.
한국조폐공사가 이처럼 빠르게 여러 거래처와 연동제를 체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임직원 대상 적극적인 역량강화 교육 및 온라인 홍보, 협의를 통한 연동계약 체결 등이 주효했다.
연동제 덕에 거래처 1곳은 올해 원재료 가격이 올랐으나 피해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한국조폐공사의 거래처인 A사 대표는 “과거 원자재 가격, 인건비, 환율 등이 급격히 인상되는 경우 이를 단가에 바로 반영하지 못해 피해를 오롯이 부담해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연동제 덕에 이번 펄프값 상승의 부담은 덜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연동제로 A사가 인상받은 거래 금액은 약 3000만원으로 이는 전체 계약금액의 20% 수준이다.
한국조폐공사는 앞으로도 연동제 확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사내 시스템에 연동약정계약 체결 프로세스를 탑재하고 관련 통계데이터베이스 운영을 추진한다. 또 임직원 내부평가 항목에 연동계약 체결 희망업체 발굴을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연동제를 통해 공정거래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고 시장 상황에 맞춰 합리적 비용을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연동제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