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탄핵 등 관련 절차가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대체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한국 민주주의가 “버텨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국 문화단체 ‘92NY’ 주최로 열린 대담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진짜 시험대는 민주 제도가 꺾였더라도 그날이 끝날 때까지 버텨내느냐는 것”이라며 “한국은 버텨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에게도 1·6사태(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불복으로 인한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가 있었듯, 고도로 선진화하고 공고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극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의 계엄 사태 수사 비협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난 윤 대통령이 한 모든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폭넓게 얘기하자면 우리는 지난 몇 주간 헌법 절차가 취지대로 작동하는 것을 목격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라는) 행동을 취하자 의회가 탄핵으로 대응했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들어섰다. 민주주의 제도는 그렇게 작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사살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김어준씨의 주장의 출처가 미국이라는 추측이 있다는 질문엔 “그런 어떤 정보가 미국 정부에서 나왔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미국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한·미 정상외교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권한대행 체제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다자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나, 트럼프가 한국에 가거나 반대의 상황(한 대행의 방미)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