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아사드 독재정권 붕괴 후 시리아 내 완충지대에 병력을 진입시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장기 점령 계획을 시사하며 영토 확대 야욕을 드러냈다.
시리아 반정부 인사 집단매장한 대형무덤 미국의 시민단체 ‘시리아긴급태스크포스’ 활동가와 현지 주민들이 17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나즈하에서 발견된 대규모 무덤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무덤은 반군을 피해 러시아로 망명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독재 정권이 반정부 인사들을 처형한 뒤 시체를 집단 매장한 장소로 로이터통신은 독재 정권이 2013년 이후 10만명 이상을 고문하고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나즈하=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시리아 영토 내 비무장 완충지대 헤르몬산 정상에 올라 이곳에 배치된 자국 병력에 방어 시설을 구축하고 장기 주둔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카츠 장관은 이곳에서 헤르몬산이 ‘이스라엘의 눈’이라며 주둔의 의미를 강조했다. 자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시리아 내 동향을 감시할 수 있는 고지대라는 의미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고 승리를 선언한 뒤 북부 점령지 골란고원 경계를 넘어 시리아 영토 안쪽 비무장 완충지대까지 병력을 진입시켰다.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1974년 휴전한 뒤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안쪽까지 진입한 것은 50년 만에 처음이다.
시리아 반군과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영토를 점령하려는 의도를 보이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유엔 등은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영토 주권을 침해했으며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1974년 휴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권이 무너지고 시리아 정부군이 주둔지를 떠난 현재 1974년 협정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은 휴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전쟁 이후 ‘군사적 통제’를 강조하고 있다. 카츠 국방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정부 권력을 물리친 뒤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식 표현)에서처럼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누리며 안보를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휴전협상과 관련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수일 내 가자전쟁 휴전 및 인질석방을 놓고 합의가 체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