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인공지능(AI)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대한민국 AI산업을 선도하는 데 온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19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은 전례 없이 빠르고 광범위한 AI 혁명시대를 맞아 국가 경쟁력의 척도인 AI 기술 및 표준화 등 패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 역시 AI를 핵심 국정 어젠다로 삼고 지난 9월 국가AI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AI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비전 및 전략 등을 발표했다.
핵심 전략은 국가AI컴퓨팅 인프라 확충, 국가 전반의 AI 대전환(AX)과 같은 ‘4대 AI 플래그십(Flagship: 특정 브랜드나 기업의 가장 중요한 제품이나 서비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포항시는 이러한 국정목표에 발맞춰 지난해 7월 전담조직인 디지털융합산업과를 신설하는 등 혁신적인 산업 기반 조성 및 육성 환경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지역의 AI 혁신과 경쟁력의 근간이 될 AI 생태계 구축의 핵심 인프라인 ‘AI오픈이노베이션센터’,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등을 역점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AI스타트업 특화공간이자 창업허브가 될 AI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만들어 글로벌 AI 산업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를 위해 KT, 카카오, 포스텍,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항테크노파크 등과 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 경북도, SK에코플랜트 등과 함께 1조5200억원 규모의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구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육양국은 국제 해저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하는 네트워크 시설을 말한다. 내년 착공을 목표로 글로벌 운영사 유치를 통한 합작법인 설립, 부지 매입 등을 빈틈 없이 준비해 향후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AI·데이터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2조원 규모 AI컴퓨팅센터 포항 유치에 총력
포항시는 무엇보다 국가 AI 전략의 핵심인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AI컴퓨팅센터는 첨단 AI반도체, 전용 프로그램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해 방대한 데이터에서 유용한 결과를 도출하는 인프라이다. 중앙정부는 민관 합작투자로 총 4조원 규모의 센터를 수도권을 제외한 두 곳에 구축할 예정이다.
시는 국가AI컴퓨팅센터의 지역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는 먼저 AI컴퓨팅센터의 포항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와 근거, 명분 등을 종합해 올해 10월 경북도에 유치제안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유치에 필수적인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해 포스코홀딩스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KT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도 추가 컨소시엄 참여 협의를 추진 중이다.
시는 컴퓨팅센터의 기반 인프라가 될 AI가속기센터 건립을 위해 지난 7월 최고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타당성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유치가 확정되면 네이버 컨소시엄과 함께 2029년까지 포항 기업혁신파크 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시는 AI 스타트업이 지역에서 성장할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AI기업 융자지원 및 민관 합동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ICT 기반 스타트업들이 창업 초반 겪기 마련인 자금 해소와 함께 민간의 AI 투자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 산업에 걸쳐 AI 대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이차전지·수소·바이오 등 포항이 집중 육성하는 첨단 신산업과 AI와의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AI 기반 배터리 인재양성 플랫폼 조성과 AI 기반 전기차 화재안전 시스템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텍·한동대 등 지역 대학과 스타트업 간 AX 연구를 연계할 방안도 강구 중이다.
시는 지역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 및 제품·기술 실증 등 글로벌화를 지원할 ‘포항 AI PoC 센터’ 구축, 다음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5’ 참가 지원 등을 통해 AI 관련 기업들의 혁신 성장을 적극 돕는다. AI 대전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석·박사급 전문 인력부터 시민들이 일상에서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플랫폼을 진행 중이다. 지역대학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창의융합형 AI 인재 양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권혁원 시 일자리경제국장은 “포항이 가진 잠재력을 모두 활용해 AI산업을 육성해 치열한 글로벌 총력전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시는 대한민국 AI산업을 견인하는 AI혁신도시로 힘차게 도약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우수 인프라 갖춘 최적 도시 ‘AI 스마트 도시’ 전환 온힘”
“포항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인공지능(AI)·디지털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대한민국을 국내는 물론 세계 기술·산업을 선도할 ‘AI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이강덕(사진) 경북 포항시장은 19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AI가 단순한 첨단기술을 넘어 기업 성장은 물론 도시 발전과 국가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시장이 AI를 포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새로운 핵심 먹거리로 삼은 이유이다.
포항은 지난해 이차전지에 이어 올해 바이오·수소 분야에 걸쳐 전국 최초로 국가첨단전략산업 3개 분야에 특화단지를 석권하는 성과를 거뒀다.
포항이 가진 신산업 육성 노하우 및 역량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인 AI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게 이강덕 시장의 구상이다.
이 시장은 “포항은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애플R&D(연구개발)지원센터,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우수한 산학 인프라를 갖춰 AI 산업이 커 나갈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포항만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대학과 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확장해 AI에 기반한 스마트 도시로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AI생태계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제조 경쟁력 강화와 철강산업 첨단화, 농수산업 및 푸드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장은 “대학과 기업, 연구소 등에서 모두 AI에 기반한 대용량의 데이터 분석 등이 필요해 수요가 폭증할 것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AI가속기센터 등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며 “이를 활용할 연구개발 지원과 우수한 인재 양성도 빈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포항의 도전과 도약이 곧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우리나라 AI·디지털 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지방도시 선도모델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