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北파병 대응 위해 허용했으나 트럼프는 "멍청한 짓" 비판 韓美, 유엔 안보리서 북러협력 규탄하며 러의 북핵 용인 '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돕기 위해 병력을 파병, 유엔에서 도마 위에 오른 북한이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미국이 허용해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주장했다.
확전 책임을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돌리려는 시도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맥락이 비슷한 주장이기도 하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의 러시아 군사 지원을 비판한 미국에 반발하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야말로 "역내 평화와 안정 파괴"의 원인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특히 물러나는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공급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내륙을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고, 다른 서방 국가 일부도 따라서 그렇게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더 위험한 단계로 격상하고, 새로운 세계 대전이 발발할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갈등 고조의 책임을 미국 등 서방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장거리 미사일 허용 결정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확전을 우려해 미국이 제공한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2일 공개된 타임 인터뷰에서 "중대한 확전이고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했으며,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뒤집겠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아주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과 한국, 주요 서방국은 북러 군사 협력을 규탄하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핵확산을 막기 위해 대북 제재를 엄격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북한의 지원에 의존하면 할수록 북한이 반대급부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불안하게도 우리는 러시아가 한반도를 비핵화하겠다는 수십 년 된 약속을 뒤집고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용인하는 시점에 가까워졌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라는 오랜 입장을 포기하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기반 자체를 약화할 것"이라며 "그런 결과는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으며 특히 중국, 그리고 결국 러시아를 포함한 핵무기 보유국의 이익에 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은 미국 행정부 전환기에 시선을 끌고, 판을 키우며, 새 행정부와 직접 협상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도발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또 다른 ICBM이나 군사위성 발사, 심지어 7차 핵실험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